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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연(鳶)과 연(緣) 맺은 남해 윤종민 씨


 

추석 연휴에는 가족들이 모여 전통놀이로 정을 나누곤 했다. 그중 연날리기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기는 한국 전통 기예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30년 넘게 전통연을 만들고 보급하는 장인이 있다는 소식에 보물섬신호연보존회 윤종민 회장을 만났다.

 

<출처 : 경남공감, 글·사진 전병권(명예기자)>

 

끊어지지 않은 실타래

 

남해군 남면 우형마을 출신인 윤종민 회장의 어린 시절엔 대부분의 아이들이 연날리기를 즐겼고, 또 선친이 연을 잘 만들기도 해서 윤 회장에게 연은 매우 친숙했다.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어느 날 30대 중반의 나이에 부산 해운대에서 국제연날리기대회가 열려 구경을 가게 된 그는 대회가 끝나자마자 해운대민속연보존회에 가입해 연을 만들고 날리는 기술을 익혔다. “국내외 연사들이 모여 다양한 연을 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연에 대한 기억과 향수가 되살아났어요.”

 

취미로 시작한 연 만들기와 연날리기. 윤 회장은 연날리기보다 연 만들기에 더 흥미를 느끼고 사명감을 갖게 됐다. 대나무살을 깎는 칼을 쥐는 법부터 전국의 좋은 한지를 다 써보는 등 연 제작에 필요한 재료들을 공수하고 없으면 직접 만들기에 이른다. 해운대뿐만 아니라 다른 보존회와도 교류하면서 대한민국의 방패연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연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연 제작기술 무형문화재인 배무삼 씨를 찾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노력과 사명감은 결실을 보았다. 2004년 제24회 근로자문화예술제(공예 분야)를 시작으로 이후 같은 대회에서 이순신 장군 전술신호연을 출품해 입상하는 등 연 제작 실력을 인정받았다.

 


 

30년 넘게 연을 만드는 이유

 

“연을 공부하면 할수록 저만 즐길 게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들, 우리 후손들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겨났어요.” 그래서 그는 전국의 크고 작은 축제나 행사장에서 재능기부로 연 만들기와 연날리기 시연도 했고, 요청이 있을 때에는 강연이나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또 하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진 윤 회장은 도시에서 많은 강연과 대회에 참가하면서 기왕이면 고향 후배들과 경험과 기술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2017년 9월 도시 생활을 접고 고향 남해로 돌아왔다. 윤 회장이 귀향하자, 전통연 불모지였던 남해에 전통연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렇게, 윤 회장을 필두로 2019년 1월 보물섬신호연보존회가 창립됐고 현재 2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은 취미로 연을 배우고 즐기는 군민들부터 남해군 대표로 대회 참가를 꿈꾸는 ‘예비 전문가’까지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보물섬신호연보존회는 이순신 장군이 활약한 지역인 남해군이기에 이순신순국공원에서 전국 연사들을 모아 연날리기 전국대회가 열리길 소망하고 있다.

 

하늘을 수놓은 120개의 꼬리연

 

남해에서 명절 연휴나 큰 축제가 있는 날이면 장관이 펼쳐진다. 꼬리연 120개가 3m 간격으로 400m 길이로 하늘 끝까지 뻗어있다. 윤 회장의 대표적인 기술 창작연이다. 이 장면을 마주한 사람들은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고 감상하게 된다. 이 또한 대중들에게 연을 홍보하기 위한 의미가 담겨 있다.

 

“연은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교한 수작업이다 보니 정신 건강에도 좋고 놀이로도 그만이지요. 요즘 하늘을 바라보는 놀이는 별로 없잖아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보느라 바쁜 현대에는 더 그렇습니다.”

 


 

  


 

[사람에 반하다]연(鳶)과 연(緣) 맺은 남해 윤종민 씨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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